하나님은 왜 선악과를 만드셨을까?
이 질문은 너무나도 오래 전부터 고민을 하게 만드는 질문이다. 물론 지금은 아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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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청소년 시기에 이 질문은 나에게 아주 중요한 질문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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성경을 읽다보면, 정말이지 이해가 안 되는 곳이 많았다.
그래서 선생님들에게, 전도사님들에게 물었었다. 하지만 크게 내 마음에 드는 대답은 없었다.
물론 지금 나에게 청소년들이나 누군가가 물어본다면 ‘사이다’같은 대답을 해 줄 수도 없을 것 같다.
나도 이미 기독교라는 범주 안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
과학의 논리 속에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질문에 만족할 답을 해주기가 어려울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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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도 답은 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답을 해본다.
하나님은 왜 선악과를 만드셨을까?
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당연히 하나님이 먹지 말라고 하면 안 먹을 것을 알았다면 관계는 없는데,
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어찌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뱀의 유혹에 넘어가 먹을 것을 아시면서,
그래서 죄를 짓고,
타락할 것을 아시면서,
왜 고통스럽게 선악과를 만드신걸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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불순종해서 그렇다는 대답을 들어보았을 것이다.
그러나 이것은 모든 것을 풀어줄 수 있는 열쇠가 아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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왜냐하면, 불순종은 실제로 선악과를 먹는 순간에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.
그냥 단순히 ‘저게 선악과구나, 하나님이 먹지 말라고 했어. 먹으면 죽어’라는 생각을 했다면 이것은 불순종이 아니다.
먹어볼까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부터 불순종이 시작되는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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교만해서 그렇다는 대답을 들어보았을 것이다.
이것도 마찬가지다.
뱀이 아담과 하와를 유혹하기 전에 이들은 자신들이 하나님과 같이 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.
그러나 유혹의 소리에 하나님과 같이 되고 싶다는 교만함이 생겨난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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즉, 피조물이 창조주가 되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인데 이것이 곧 교만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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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여기서 더 큰 질문은 뱀이 유혹을 못하도록 애초에 하나님 막았다면 어떨까? 이 질문은 다음에 다시 언급하도록 하겠다.
실질적으로 뱀은 인간을 유혹했던 교만으로 먼저 타락한 천사, 사단이다.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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불순종도 교만도 선악과를 왜 만드셨는지에 대한 답이 될 수 없음을 우리는 알게 되었다.
불순종과 교만은 선악과를 먹은 것이 어떤 죄를 범한 건지에 대한 대답이며,
두 가지 모두 선악과에 대한 금지법이 만들어진 이후에 발생된 것이기 때문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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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면 이제 접근을 다른 방법으로 해보아야 한다. 내가 생각하는 접근 방법으로는
1) 인간을 창조하신 이유에서 접근
2) 세상을 창조하신 이유에서 접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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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두 가지가 괜찮은 접근인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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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) 인간을 창조하신 이유에서 접근을 먼저 해 보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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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나님은 만물을 창조하셨다.
모든 것을 지으시고, 보시기에 좋았다는 만족도 하셨다.(물론 둘째 날 궁창은 예외다.)
그 만드신 것 중에서 하나님이 다른 피조물과는 다르게 특별하게, 목적을 가지고 만드신 피조물이 있었다.
그것이 바로 아담과 하와, 즉 사람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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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람은 다른 피조물과는 다른 두 가지를 가지고 창조되었다.
① 하나님 형상대로 만드셨다. 그냥 있으라 하시며 만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어졌다.
② 모든 생물을 다스리는 목적이 있다. 하나님이 만물의 창조주로서 가지신 통치권이 아담에게 전달되어졌다.
이 두 가지는 하나의 연결고리가 반드시 있게 된다. 그것은 바로 ‘자유의지’이다.
하나님은 자신의 형상 중 ‘자유의지-선택권’을 인간에게 허락하셨고,
인간은 이 자유의지로 모든 생물을 하나님의 질서 안에서 다스리며,
이름도 선택하여 지어줄 수 있게 된 것이다.
선악과는 바로 ‘자유의지를 허락하신 하나님’을 보게 하는 장치로 만드셨습니다.
*선악과 앞에 와서 하나님을 질서, 하나님의 법 아래에서 물을 수 있는 장치였습니다.*
자신이 모든 생물을 다스리고, 이름도 지어주면
‘어? 내가 여기서 왕인가? 통치자인가?’라는 교만의 착각 속에 있게 될 수 있기에 하나님은 선악과를 제시한 것입니다.
"너 위에 내가 있다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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**에 대한 부연설명
『새하늘과 새땅』이란 책에서 보면, “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는 상징적으로 심판이 수행되는 자리이며 선악을 분별하는 자는 공의를 시행하기 위해 심판을 행할 수 있는 왕이나 권력자를 가리키는 히브리적 표현이다.(삼하14:17, 19:35, 왕상3:9). 아담은 선악을 알기 위해 이 나무를 찾아 갔어야 하고 심판의 나무가 있는 자리에서 뱀을 악한 자로 판단하고 뱀이 동산에 들어왔을 때처럼 심판을 선언했어야 했다.(삿4:5, 삼상22:6-19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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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) 다음으로 세상을 창조하신 이유에서 접근을 해보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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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나님은 지구를 만드신 것이 아니다.
하나님은 하나님 나라를 만드신 것이다.
하나님은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후 에덴동산을 별도로 만드셨다.
이 에덴동산을 ‘하나님 나라’의 원형으로 보여주시기 위해서 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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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기서 우리가 가장 먼저 파악해야 하는 것은 하나님의 나라는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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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의 땅에서 하나님의 법을 지키며 살아가는 곳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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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다면, 하나님의 백성은 아담, 하나님의 땅은 에덴동산, 하나님의 법은? 바로 선악과이다.
선악과는 법이다.
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의 땅에서 살기 위해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법말이다.
이 법을 어기면, 더 이상 하나님 나라를 살아갈 수 없다.
망명을 가거나, 벌을 받아 법 아래에 있게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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실제로 뱀의 유혹보다 더 우리가 유심히 보아야 하는 것은
그 유혹에 잘못된 법으로 반응하는 하와의 모습이다.(창3:1-3)
만약 하와가 정확하게 법에 대해 알았다면
뱀은 그 다음 질문을 못했지 않았을까?
(이는 아담과 하와의 삶이 하나님의 법 아래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중으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?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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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스라엘 백성이 시내산에서 율법을 받은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이다.
선악과와 율법은 백성이 통치자의 권한 아래에 있기 위해서 반드시 따라야 하는 살리는 법인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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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리하면,
선악과는 결국 하나님이 하나님 되심을 인정하게 하는 법,
사람이 피조물인 것을 깨닫게 하는 법,
사람이 그냥 피조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임을 알게 하는 법으로 만드신 것이다.
그러나
사람은 그 당연한 것을 교만과 불순종이라는 헛된 것으로 인하여 법을 어겼고,
그 결과 죄가 사람에게 들어오고,
죄로 인하여 심판 당하게 된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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*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은 바로 이 모든 창조목적의 회복, 구원에 이유가 있는 것이다.*
하나님은 예수를 통해 한 백성을 자기에게 부르시고, 그리스도 안에서 참된 회복을 하기 원하셨다.(엡1:3-6)
선악과의 끝은 심판이 아니라 사랑의 경험, 은혜의 경험이다.
우리는 그 사랑 안에 있어야 한다. 회복해야 한다.
(**이 부분은 신학이야기 ‘구원’을 참고하면 된다.)